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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밤을 새도 행복하다면 ​ 또 하루 저물어 간다. 침대에 누웠는데 온 몸이 쑤신다(노동을 한 것도 아닌데). 잠들기 전 머리맡에 잡히는 책들을 이리저리 읽는다. 카프카를 읽고 김수영님을 읽는다. 음, 그래도 쉽게 잠들지 못한다. 그러다 내 시선에 들어오는 글귀 하나를 발견했다. 좋다. 눈 깜고 곱씹으면서 조심스레 잠들어야지. 더보기
'광수짱'의 깜짝 이벤트 고요한 사무실. 문 밖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하고 고개를 들었더니 우리 '광수짱'이다. 한쪽 손에는 케이크를 쥐고서. 내 옆자리에 계신, 김주일 부장님의 생신이라 '깜짝'이벤트로 찾아온 것이다. 사전 연락 없이 찾아온 광수짱.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김주일 부장님에게 돌아온 답변은 "오늘은 양력 생일이고, 저 음력으로 생일이에요. 4월인데..."였다. 잠시 당황하던 광수짱은 "상관 없어요. 얼른 불 붙이고 노래 불러요"라고 말했다. 남자 셋이서 밝은 미소(?)로 손뼉을 쳐대며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맛있는 케이크를 먹었다. 존경하는 김주일 부장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더보기
귀염둥이 찬혁이와 데이트 지난 주말, 찬혁이(사촌 동생)과 오랜만에 데이트를 했다. 원래는 초등학교 봄 방학이 끝나기 전에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겹쳐 미루고 미루다 지난 주말에 보게 된 것이다. "뭐 먹으러 갈래?"라고 물었더니 "형이랑 먹는 거면 다 좋아."라고 답한다. 짜식이 형의 진가를 아는구나. 흡족한 마음으로 피자집을 찾았다. 제일 맛있어 보이는 피자를 주문하고, 남자 둘이서 폭풍 수다를 나눴다. 4학년으로 올라가는 찬혁이는 이번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봉사위원이 되었다고 말했다(나중에 이모에게 들어보니 요즘은 반장을 봉사위원이라 부른다고 한다).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봉사위원이 뭐하는 건데?" 잠시 멈칫거리던 찬혁이는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청소도 열심히 하고... 그냥 반에서 제일 고.. 더보기
그 사람의 죽음은 무엇이었나? 그 사람의 죽음은 무엇이었나? 관심을 두게 된 시작은 단순했다.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언론과 경찰과 화물연대 심지어 유가족조차 입을 다물었다. 결국, 뒤늦게 직접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 기간은 2014년 1월25일부터 2월25일까지다. ‘이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4년 10월 3일 오후 2시 40분. 경남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연육교를 지나던 25톤 트럭이 30m 바다로 추락했다. 신고를 받고 112와 119가 출동했지만 이날 오후 4시30분 운전기사 정수일 씨(가명·당시 57세)는 숨진 채 발견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 사망사고로 보인다. 하지만 정씨의 죽음을 놓고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가족과 동료들은 화물연대의 외압 때문에 자살한 것이.. 더보기
기자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기자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것은 시민기자가 되어 첫 취재를 갔던 2013년 12월이었다. 11년째 창원 상남동 유흥가 빌딩에서 새벽5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일하시는 71세 할머니셨다. 애당초 나는 취재방향을 ‘박근혜 대통령의 노인복지정책’을 염두에 두고 이었다. 여러 명의 어르신을 취재하고 할머니가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취재할수록 방향은 딴 곳으로 향했다. 할머니의 삶을 읽을수록 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더 쓰고 싶었다. 발로 뛰어 조사한 자료는 필요 없는 서류 더미로 보였다. 고심 끝에 취재했던 것을 정리하고, 할머니의 삶을 기사로 녹였다. 기사를 검토한 신문사 데스크는‘인간극장 같다’고 평했다. 결국 어느 곳에도 실리지 못했다. 속상했다. 할머니의 삶을 많은 사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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