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SMALL

생활의 발견

사랑하는 일을 지속하는 법 나는 이상적인 사람일까 아니면 현실적인 사람일까 매거진 주제를 확인하며 떠오른 첫 물음표였다.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20년 지기 친구에게 물었다. 심심한 안부를 전하며 질문했더니 곧바로 돌아온 대답은 "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이상적인 사람이라 생각해. 일단 아직 철이 없잖아."였다. 이건 칭찬도 아니고 욕도 아니었다. 잠깐 버벅거렸더니 그렇게 답한 이유가 있다며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면 충분히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덕분에 추억에 빠졌다. 현실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일이나 상태. 실제로 사실로서 부여되어 있는 것. 또는 이상에 상대하여 그의 소재나 장애가 되는 일상적, 물질적인 것. 실제로 존재하며 활동하는 것. 곧, 상상이나 허구가 아닌 실제로 성립되어 있는 상태를 이른다.. 더보기
다시, 쓰다 2013년 12월의 어느 날, 블로그를 시작했다. 시작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내 청춘의 모든 순간들을 남김없이 기록하고 싶었다. 그리고 글을 잘 쓰고 싶었다. 내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순간을 고대했다. 머리가 아닌, 뜨거운 가슴으로 꾹꾹 눌러쓴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시간이 제법 흘렀다. 게을렀던 탓에 더 많은 흔적을 남겨두지 못했다. 간혹 힘겹게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곧 쓰고 지우길 반복했다.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나만 볼 수 있는 비밀글로 한쪽 구석에 남겨뒀다. 생각해보면 글을 전혀 안 썼던 것은 아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 시선에 잡히는 공허한 빈 종이에 여백 없이 꾹꾹 눌러 담았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설득을 위한 글을 쓰.. 더보기
넋두리 1. 광주광역시. 이곳에서 생활한 지 1년 하고도 며칠이 흘렀다. 타지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었지만, 그것이 이토록 빨리 그리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곳에서 시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이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의 자연스러운 변화. 불안하지만 결코 불안하지 않았다. 매일 매일 여행을 다니는 기분이었다. 분주한 평일을 뒤로하고 조금은 시간적인 여유가 생길 때마다 낯선 여행객처럼 광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관찰자의 눈으로 본 광주는, 조용하고 따뜻했다. 음식도 맛있었고, 사람들도 좋았다. 정이 흘러 넘쳤다. 2. 더보기
친구 그리고 '크눌프'를 만나다 그리웠던 친구를 만났다. 서로가 다시 마주하기까지 삼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친구는 여행을 떠나기 전, 빈번히 가던 호프집에서 낮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자유롭고 싶다. 곧 떠날 거다.”그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얼마 뒤 자신보다 더 큰 배낭을 메고 떠났다. 아무런 계획 없이. 오직 자유를 꿈꾸며. 까무잡잡하게 타 있는 친구의 모습에서 여행의 흔적이 엿보였다. 그는 애초에 여행이 이토록 길어질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신 좀 차려!"라며 머리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말하는 친구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엄숙해졌다. 그냥 묵묵히 그리웠던 친구의 모습을 찬찬히 살피며 파란만장한 여행담을 흥미롭게 경청했다. 만남은 짧았다. 떨어져.. 더보기
끄적 글을 쓰곤 했지만, 블로그에는 담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뭐,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나태함이다. 쓰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은데 다 담지 못하는 지금의 기분. 오늘은 여기까지 써야지. 내일은 좀, 더 길게 쓸 수 있을까. 더보기
서울의 달 그리고 전투 모드 서울의 달과 마주한 지 어느덧 7일째다. 매일이 새롭다. 도전이고 전투이며 긴장의 나날들이다.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다. 뜨거운 가슴으로 발걸음을 늦추지 않겠다. 혼자 살다 보니 과거에 드러나지 않았던 나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 집안 청소부터 빨래, 심지어는 요리(거창하게 말하지만 라면)까지 하고 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 모습을 어머니가 지켜본다면 당황하실 게 분명하다. 집에서는 전혀 그런 적이 없었으니까. 생활패턴도 단조롭다. 회사, 집, 도서관. 세 단계 사이클로 돌아간다. 매일 주어지는 과제와 곧 있을 시험 그리고 팀 프로젝트까지. 분주한 나날들이다. 고단하지만 도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 또한 행복한 마음이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것이 청춘의 패배다.'라는 스승의 마음을 다시.. 더보기
마지막 라디오 방송 이번 주가 마지막이구나. 2013년 8월부터 시작해 2015년 4월까지. 매주 설레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했던 라디오 방송.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어있으니, 괜히 마음 한구석에 허전함이 밀려온다. 처음 녹음하던 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원고를 읽어나갔던 추억. 첫날의 떨림이 선명한 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마지막 방송이라니. 이번 주 방송의 주제는 '세월호 1주기'. 의미 있는 내용으로 갈무리할 수 있어서 좋다. 더는 방송에서 내 목소리가 들리진 않겠지만, 훨씬 침착하고 멋진 김주일 간사님이 대신해 주시기에 조금은 안심된다. 내 생애 언제 또 라디오 방송을 할 수 있으려나. 하하. 더보기
'바쁘다'라는 말의 의미 ‘바쁘다’라는 말의 의미. 일반적으로 바쁘다는 말은 ‘일이 많거나 급해서 분주하고 겨를이 없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내 귀에는 ‘바쁘다’라는 말이 다르게 들린다. ‘여유가 없다’ 혹은 ‘너와 대화를 시간이 없다’ 정도로 말이다. 스무 살이 막 됐을 무렵, 나는 바쁜 삶을 동경했다. 무기력하게 있는 것보다 분주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은 내 눈에 멋져 보였다. 그래서 일기장에 ‘20대, 그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인생을’이라고 적었다. 누가 그랬던가. 생각하고 소망하는 대로 인생은 흘러간다고. 낡은 일기장에 써놓은 대로 나는 나름대로 무심하게 바빴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사랑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술을 마시고 봉사활동을 하고 여행을 떠났다. 심지어 댄스 동아리에 몸을 맡기기도 했다. .. 더보기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