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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쓰는밤

[춘프카의 일상은 모험①] 방향을 잃은 여행만큼 설레는 것은 없다 https://youtu.be/-yfybUD4a6A 노리플라이 - 낡은 배낭을 메고 우리 가족은 여행을 사랑했다 1년에도 서너 번씩 유랑을 떠났다. 대부분 일주일이 넘어가는 장기 여행이었다. 자주색 94년식 기아 프라이드는 언제나 묵직했다. 트렁크에 물품을 가득 채우고도 부족해 뒷좌석 바닥까지 쌓이곤 했다. 여동생과 나는 두 다리가 붕 떠 있는 기분으로 착석했다. 카세트 테이트 너머 흘러나오는 쿨의 '해변의 여인'을 흥얼거리며 여행의 출발을 실감했다. 아버지는 좋은 선장이셨다. 90년대 후반이었으니 내비게이션은 없었다. 대한민국이 한눈에 보이는 큰 지도를 펼쳐놓고 경유지와 목적지를 능숙하게 체크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근사했다. 실제로 운전대를 잡으면 짜놓은 코스에 맞게 정확히 찾아내셨다. 물론 경로를 벗.. 더보기
우리에게 취미가 꼭 필요한 이유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정신없이 업무를 보고 어둑해진 저녁 공기를 삼키며 집에 돌아오면 하루가 다 지난 느낌이다. 초등학교 시절 학년이 바뀔 때마다 담임선생님은 우리들의 취미 등을 조사해 교실 뒤 게시판에 붙여뒀던 기억이 난다. 나는 만화책, 컴퓨터 게임 등 좋아하는 것이 많았으나 주로 ‘책 읽기’라고 적어내곤 했다. 취미를 뜻하는 영어단어 ‘Hobby’의 어원을 보면, 아이들이 말을 타는 흉내를 내며 놀기 위해 만들어진 양철이나 나무 모양의 말을 ‘Hobby horse’라고 지칭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전적 의미로 취미는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니 취미를 ‘놀이처럼 할 수 있고 즐거워야 하는 것’ 정도로 정의해도 되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즐거움’ 또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더보기
우리에게 아지트가 필요한 이유 (유일한 일상) 마음이 허기진 시절이었다. 굶주림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몰라 방황했고, 전공과목은 흥미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무료한 일상의 반복이었다. 집이 불편했던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장소나 공간이 필요했다. 긴 시간을 머물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충분히 사색에 잠겨 있을 수 있는 아지트가 내겐 필요했다. 간절한 덕이었을까, 그곳을 발견했다. 마산 석전2동 257-1 석전시장 2층 헌책방. 외부 창가 모퉁이에는 흔한 간판 대신 붓글씨로 ‘영록 서점’이라 씌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오래된 책 특유의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대낮이었지만 어둡고 침침했다. LP판을 통해 전달되는 김광석의 목소리는 감성을 자극했다. 눈앞에 펼쳐지는 수만 권의 책은 스스로 길을 내고 골목을 형성했다. 경이로웠다. 감격에 빠져 있는.. 더보기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 나는 공대생이었다. 로봇 팔을 주물거렸고 도표를 그렸으며 알고리즘을 구상했다. 우연히 참가한 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미스터리다. 얼떨떨하고도 적당한 기쁨에 빠져 며칠을 보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금세 시무룩해졌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까? 물음표는 계속 생기는데 느낌표는 멀어져만 갔다.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닌 모호한 경계선이 이어졌다. 불편한 마음은 나날이 커졌다. 주변을 둘러봐도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다. 그 무렵, '영록 서점'을 발견했다. '유일한 일상' 책 속에서 등장하는 그곳이었다. 그곳에서 삼시세끼를 챙겨 먹으며 손에 닿는 책을 읽었다. 그러다 발견한 책 '기자로 산다는 것'은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치열한 환경 속에서 진실보도를 .. 더보기
나만의 브랜드, 퍼스널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을 알아보자. 의미부터 찾아봤다. '자신을 브랜드화하여 특정 분야에 대해서 먼저 자신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그 출발은 '나에 대해 사전적 정의를 내리는 일'부터 시작된다. 《이태원 러브레터》저자 김정응 작가는 오랜 시간 '브랜딩'을 주제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는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유명하거나 특정한 누군가만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기 고유의 것을 가지고 승부를 보는 게 브랜딩입니다. 남들이 가진 걸 부러워만 하지 말고,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브랜딩은 왜 중요할까. 자신을 브랜드로 생각하는 순간 꿈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시작은 내가 되고 싶은 무언가를 상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자기가 되고 싶은.. 더보기
에세이는 심심한 일상을 열심히 쓰는 것 ( 글쓰기 노하우) 에세이는 심심한 일상을 열심히 쓰는 것 서울디지털재단 스토리텔러 1기를 위한 스토리텔링 특강 후기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써볼까? 잠깐 (정확히 5초) 고민하다 말았다. 쓰는 삶을 시작하고 한참을 지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오래 생각에 잠긴다고 해서 뾰죡한 수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시간만 흘러갈 뿐. 대단한 작품을 쓰는 소설가도 아닌데, 어깨 힘을 빼고 쓸 수 있는 얘기를 써보자. 그렇게 마음먹었다. 지난해 12월. 나는 서울디지털재단에서 특강을 맡았다. 참여 대상은 재단에서 처음 운영하는 스토리텔러 1기 열두 분이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셨다는 그들의 이력을 말하는 담당자는 "대부분 브런치나 블로그를 운영하시고요. 콘텐츠도 꾸준히 생산하시는 분들이에요. 일부는 책을 여러 권 출간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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