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트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에게 아지트가 필요한 이유 (유일한 일상) 마음이 허기진 시절이었다. 굶주림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몰라 방황했고, 전공과목은 흥미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무료한 일상의 반복이었다. 집이 불편했던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장소나 공간이 필요했다. 긴 시간을 머물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충분히 사색에 잠겨 있을 수 있는 아지트가 내겐 필요했다. 간절한 덕이었을까, 그곳을 발견했다. 마산 석전2동 257-1 석전시장 2층 헌책방. 외부 창가 모퉁이에는 흔한 간판 대신 붓글씨로 ‘영록 서점’이라 씌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오래된 책 특유의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대낮이었지만 어둡고 침침했다. LP판을 통해 전달되는 김광석의 목소리는 감성을 자극했다. 눈앞에 펼쳐지는 수만 권의 책은 스스로 길을 내고 골목을 형성했다. 경이로웠다. 감격에 빠져 있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