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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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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의 어느 날, 블로그를 시작했다. 시작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내 청춘의 모든 순간들을 남김없이 기록하고 싶었다. 그리고 글을 잘 쓰고 싶었다. 내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순간을 고대했다. 머리가 아닌, 뜨거운 가슴으로 꾹꾹 눌러쓴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시간이 제법 흘렀다. 게을렀던 탓에 더 많은 흔적을 남겨두지 못했다. 간혹 힘겹게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곧 쓰고 지우길 반복했다.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나만 볼 수 있는 비밀글로 한쪽 구석에 남겨뒀다.

 

생각해보면 글을 전혀 안 썼던 것은 아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 시선에 잡히는 공허한 빈 종이에 여백 없이 꾹꾹 눌러 담았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설득을 위한 글을 쓰기도 했다. 수백 명 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저는 이렇게 살아가겠습니다.'라고 선언문과 같은 글을 쓰기도 했다.

 

고요했던 이곳에서 다시, 글을 쓴다. 낯선 곳을 찾아 헤매는 사람처럼, 키보드를 두드리는 내 손가락이 위태롭다. 누군가에게 보이는 글이 아닌, 온전히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 분량에 상관없이 마음껏 끄적이고 싶은, 그런 날이다.  다시 한번, 나를 위해 써보려 한다. 자유롭게. 나답게. 머뭇거리지 않고, 그렇게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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